들어가며
살면서 회고록을 처음 써보는거 같다. 2016년 6월 SI개발자로 시작하여, 2018년 4월 프론트 개발자로 전직하여 참 많은(?)시간이 흘렀다. 특히, 2019년에는 특별한 일과 재미있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1. 이직 및 첫 서비스 오픈
불행히도 2018년 4월부터 다니던 회사가 연말에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무급휴직을 받게 되었다. 2019년 1월에서 2월은 이직을 준비했고, 2019년 2월 14일에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지금 회사는 스타트업인데 그때는 개발자가 CTO, 백엔드개발자2명, 나 이렇게 4명이었다. 프론트개발자는 나 하나였지만 다행히 코드리뷰는 있었다.
우리는 2주 기간의 스프린트 단위로 개발을 진행하였는데, 마지막 금요일엔 다음 2주간의 업무 분담 및 프로젝트 설계 회의 등을 했었다. 같이 5개월간 달리면서 트루쿠폰 관리자사이트
, 트루오더
라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트루쿠폰 관리자 사이트
는 브랜드사에서 B2C 모바일 쿠폰을 발행 및 관리하는 서비스이고, 트루오더
는 트루쿠폰 관리자 사이트에서 발행된 모바일 쿠폰으로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주문하는 서비스다.
프론트엔드를 혼자 개발하면서 서비스를 오픈한건 처음이었다. 내가 만든 서비스를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상황을 처음 경험했다. 그 후로 이 서비스를 유지보수 하다가 10월 말부터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착수하면서 얼마전 (2020년 1월 1일) 에 내곁에 김사부
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오픈했다.
내곁에 김사부
는, 외식 창업자들에게 장사는 전략이다
의 저자 김유진 사부님의 온라인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두 가지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반응형 웹을 처음 개발했는데 초반에는 많이 버벅거렸던게 생각난다.
아무래도 혼자 하니 많은 장벽이 있었다. 백엔드개발자와의 협업, 데이터구조 설계, react.js 사용, css, html, 웹접근성, semantic web 등등…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부담감이 어마어마했다. 테스트코드도 제대로 못짰고, 리팩토링 하려 해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 여전히 내 기술적 고민들은 아직 해결 못한 상태이고 해결하려고 노력중이다. 이런와중에 신기하게도 내곁에 김사부
가 사용자와 매출이 바로 생기고 있다.
2. 코드리뷰 스터디
여러 사정으로 회사에서 코드리뷰를 안 하다보니 코드리뷰에 갈증을 느끼는 상태였다. 그래서 남편이 추천해준 스터디에 등록하고 참여했다.
코드리뷰스터디는 나한테 매우 신선한 스터디였다.
javascript
로 리더님께서 미션을 주시면 스터디원들이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코드리뷰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스터디다. 신기하게도 한개의 미션을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 다르게 구현한다(생각이 다 다르다). 스터디를 이렇게 재미있게 참여했던건 처음이었다. 물론 배운것도 많았다. 리뷰하는 자세, 리뷰하는 방법, 코드 대하는 방법, 컴포넌트 역할 분리 등 많이 배웠다. (남편이 리뷰어로 진행해서 홍보하는건 절대 아님) 코드리뷰가 절실한 사람들이 들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3. 가계부
남편의 회고록에도 있지만, 둘이서 겁없이 덤볐다가 참교육당한 프로젝트다. 남편이 백엔드, 내가 프론트를 담당하여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관리하는 구글시트만 보고 수입, 지출, 적금 외 기본적인 것들 위주로 설계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가계부라는게 참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만들다보니 사용자를 누구로 할 것이며, 수입, 지출, 적금같은 개념을 어디까지 둘 것이며 등등. 난 과거에 회계업무를 해본적이 있어서 자꾸만 차변, 대변 생각하게되고 계정과목이 생각났었다. 담백해지기는 커녕 더 복잡해져만 갔다.
또 큰 문제는 디자인이었다. 디자인 없이 css 작업을 하다보니 차마 볼 수 없는 디자인이 나온것이다. 이래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하지만 배운점은 많았다.
- 기획 회의
- 데이터 구조 설계
- 배포 전략 회의
- Pair Programming (남편이 프론트 개발자)
- 재사용성을 고려한 컴포넌트화
다음에는 벤치마킹도 많이 해보고 더 많이 찾아본 후 프로젝트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4. 결혼 후 첫 해외여행
결혼 후 처음으로 2019년 10월에 4박5일로 사이판으로 해외여행을 갔다. 여행의 목적은 휴식이었다. 둘 다 너무 지친 상태라 여행가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 하고 책을 2권씩 가져갔다. (사실 난 읽는 속도가 느려서 다 읽지도 못하고 왔다) 남편은 국내여행을 갈때도 늘 책 한권씩 들고 다녔는데 처음에는 ‘왜 여행을 가서 책을 읽을까? 여행을 즐겨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요번 여행에는 나도 책을 가져가서 브런치 먹고 카페가서 책읽고, 더우면 리조트 들어와서 노을보며 책을 읽었는데 운치있고 잡생각이 사라지면서 책에만 집중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원래 책 보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개발자로 전향하면서 억지로라도 책을 읽고있고 슬슬 책의 묘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남편이 책 덕후라 영향을 끼친듯)
그리고, 난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사실 남편믿고 의사소통 거의 안한 듯) 둘째날 까지는 벙어리로 다녔던 것 같다. 해변에서 현지인들과 술마시며 놀았던 날이 있었는데, 영어를 해도 지식이 얕으면 대화가 안되는걸 느꼈다.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식을 얻기 위해선 모든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이틀 지나고 조금씩 영어로 말하다 보니 재미도 생기고 카페에서 주문을 주로 내가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같이 가봤는데 역시나 우린 너무나 잘 맞았다. 매년 해외여행을 몇번씩 가도 괜찮을 것 같다. (여건만 되면 그러고 싶다.)
마무리로 남편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소감과 느낀점을 말하자면
- 책을 많이 읽자
- 여행은 많이 다닐수록 좋다
-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자
5. 마치며
작년도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회고록을 처음 써보면서 한 해를 돌이켜 본다면
- 이직
- 서비스 오픈
- 그 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번아웃도 오고 생산성 유지도 잘 안되던 한 해였다. 공부도 많이 안 한것 같고 시간낭비를 많이 한 것 같다. 주위를 살펴보면 시간활용을 잘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본받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이제는 경력도 탄탄히 쌓아야 하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되겠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탄탄한 목표와 계획을 잘 실천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9년에 잘한 점)
- 서비스 오픈
- 코드리뷰 스터디
- 해외여행
- 그 외
(아쉬운 점)
- 가계부 포기
- 생산성 유지 못한 점
- 좀 더 공부할걸
- 그 외
(내년 계획)
- 큰 계획 : 뭐든 시작하면 마무리 (제일 잘 못하는 것을 목표로 다짐합니다.)
- 토이프로젝트 배포
- 하루 1커밋 (잔디심기)
- 독서
- 다른 언어 공부
- 글쓰기
- 십자수
- 운동
- 짬짬영어
내년에는 좀 더 발전된 내가 되어 있기를 기대하며.